테세우스의배. 이. 재봉 일을 하다가 문득,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얼룩 한 점 없던 이마에 가뭇가뭇 검버섯이 피어있었다 거울을 자세히 들여다봐도 예전의 나는 더 이상 그 자리에 없었다 테세우스의 배처럼 십 년 전의 나와 현재의 나, 같은 사람일까 과거의 기억만이 나를 현재의 나로 이어줄 뿐 나를 이룬 것들은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았다 카테고리 없음 2024.03.21
어머니가 고 향이다. 허동인 ´고향´ 하면 어머니가 생각난다. ´어머니´ 하면 고향이 생각난다. 딸자식은 다 출가시키고 아들자식은 다 객지에 나가 살고 붙박이별처럼 홀로 고향을 지키시는 우리 어머니 어릴 때 살았던 고향집이 생각날 때면, 선영들이 잠들어 있는 고향 산천이 그리울 때면, 어머니가 곧 고향이다. 고향이 곧 어머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3.20
당신이 그리운 날엔. 고. 길선 오름을 오른다. 걷다가 지친 자우룩한 쑥부쟁이 사이로 망개꽃이 서러워 속울음을 토한다. 고른 햇살 날빛 비늘로 하느작대며 울어대는 금억새 바람 휘놀다 머문 자리마다 아린 자국 가슴이 시린다. 당신 그리운 날 그 바다 석석한 검푸른 피가 휘도는 홰홰한 섬 기슭 저녁 빛 흘러 자백질하며 섬 노을 삼키어진 섬은 이내 끄먹대는 등대 하나 뱉어놓았다. 카테고리 없음 2024.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