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나무들도겨울에는. 이불을 덮는다. 권. 복례

명철이2 2024. 1. 29. 23:11

어린날,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선잠으로 뒤척이면
어머니가 다독여 주시던 이불깃에 묻어 있던
따순 체온이  내 마음을 다독여 주셨다
가을숲에 가면 나무들은 이파리들을 가만가만 나무 밑둥에 얹여준다
할머니가 어머니에게 그랬듯이 어머니가 나에게
그랫듯이 내가 내 자식들에게 그랬듯이
나이먹은 나뭇잎들은 다가 올 겨울, 나이테의 생장점을
촉진시켜 주기 위해서 마지막 하나까지도  헌신한다
나무들이 언제 고단함을 말하던가,
짙고 푸른 나뭇잎을 자랑하던가,
유채삭으로 단장한 환희를 표출하던가,
묵묵히  서서 가진 것을 모두 주고만 있다
한자리에  서서,
궁핍한 일상속에서도 어린 시절 이불깃에  남아있는
어머니의 따순 체온을 떠 올리면  일상이 훨씬 가벼워 진다

나무들도 겨울에는 이불을 덮는다
그리하여 겨울숲은 따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