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날마다 장미. 이. 어진
명철이2
2025. 2. 24. 19:09
내 가슴속 장미가 자라기 시작했네 눈 안에서 봉긋 솟아나온 장미 매일 솟아오르는
붉고 향기로운 장미 아침에도 장미가 팔 위에서 솟아올랐는데 나는 당미 꽃잎을 따서
눈 안에 다시 넣었네 저녁에는 발끝에서 꽃잎이 자라 걸을 수 없는 날이 많아졌네
겨울인데 장미가 피었어 네가 알아보지는 못하는 꽃 내가 그 꽃을 꺾어 저기 지나가는
사람의 등뒤에다 버렸는데 이제 지나가는 사람 등뒤에도 장미가 피겠군 장미를 좋아
한다고 말한 적 없는 꽃 입술만 붉게 타올라 지나가는 사람의 등만 하염없이 바라보는
꽃 장미가 피겠군 오월이나 유월의 허리 위에 저기 신작로를 걸어가서 유리창 안에 앉은
사람의 두 눈에서 어린 여자아이의 어조로 손끝에서 발끝에서 계속 자라겠군 그런데
장미는 어디에서 매일 솟아오르나 가슴속에 장미꽃밭이 있다 했는데 장미들은 전부
눈물을 먹고 붉은 혀를 토하나 네가 내 가슴 속에 심은 눈물 그러나 이제 자신의 얼굴조차
잊어버려 스스로 눈물이 되려 하는 꽃 그러나 근원은 장미였다는 거 아침에도 꽃잎이
발밑에 떨어져 있어 책 속에 끼워 넣고 토닥토닥 두들겨 주었네 한 잎 두 잎 피어나는
날마다 장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