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자본주의 성백군
명철이2
2021. 6. 17. 16:20
살찐 고양이
아파트 베란다 끝에 웅크리고 앉아
빨랫줄에 매단 물고기 두름을 바라본다
보면 볼수록
눈은 열리고 코는 킁킁거리고
침은 가르랑거리며 목구멍을 넘어가고
마음은 벌써 욕심으로 내닫는다
제 앉은 자리가 난간인 줄 잊은 채
멋대로 다니며 자유롭던 마음이
생선 맛을 알고부터는 비린내가 없으면 못 산다고
난간을 떠나지 못하는 고양이나
죽은 줄도 모르는 채 꿰미에 엮어 비린내를 풍기는 생선이나
돈 냄새 찾아 나섰다가
소유에 길들어 물질의 노예가 되어가는 사람들이나
매여 있기는 마찬가지, 다
자본의 의뭉스러운 질주의 부산물들인데
새로운 어떤 주의가 있어 제동을 걸어주면 좋겠다
채우면 채울수록 커지는 마음 구멍을
빈 마음으로 채울 수만 있다면
베란다 끝 고양이 마음 놓고 뛰어봐도 되겠다
물고기들, 냄새 풍기며 꼬들꼬들 말라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