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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게 강 계분

명철이2 2021. 8. 2. 16:53

바람난 사내 하나 끝내 못 잊고 밤마다 잠 설치는

초췌한 계집같이 빈 가슴 굽은 뼈

거뭇거뭇 검버섯 창궐한 손끝마다 힘 빠지고

성가시다 성가시다 푸념하면서

그래도 놓지 못해 오늘도 애간장 태우고

밤이나 낮이나 싸우고 다치면서 깊이 든 정 끊지 못하는

나의 밥이며 고통이며 지겨움인

시, 그대 냉정한 몸

나를 버리고 가시는 임은

십 리도 못 가서 발병나네,



날마다 등을 보이고 돌아서는 배반의

지지듯 타는 불가마에 살을 태우고

아주 그대로부터 도망치고 싶어 몇 번이나

단봇짐 싸서 사립문 밀고 나서다가 그래도

나 죽기 전까지 조강지처로

질기게 남아 있고 싶은 열절한 소망

허리 굽히고 굽히면서 매달리는

비천한 나날의 비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