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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 최 홍윤
명철이2
2021. 8. 7. 17:24
풀벌레소리 어제보다 더 맑다.
미련 때문일까? 누가
여름 심순이 아니랄까 봐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선잠 설치고 대문을 나서니
가을이 와 성큼 서 있다.
온통 찜통 더위속에
코로나 19란 것 때문에
맘 먹고 나들이 한 번 못한 올 여름
올 여름은 그런
빛바렌 추억의 한 페이지로 넘겨두기로 하자.
간간히 들려오는
울다가 지치다, 다 울지 못헤서인지
일그러지는 매미 울음 소리 애처롭다.
가을이 오는 소리.
나뭇잎에 이는 소슬한 바람이
여름 내내
축처진 나날 만큼이나
내 가슴도 덜컹 내려앉는다.
내 생애의 또 한 번의 이 가을
어디에다 등 비비며 살아볼 거나
근심스러운 가을 아침이다
아침 저녁으로 울어대는 귀뛰라미도 그렇고
어스름께 점점 멀어져 가는
두견새 울음도 그렇고,
고향,고향에 가서
바다가 바라도 보이는
그 옜날 아버지의 묵정 밭에다
허수아비 하나 세워놓고
콩깍지 타닥타닥
오색 물결에 타는 이 가슴을
한 저름 물고 가을 하늘 멀리 날아가라고
참새 콩새란 놈에게 부탁이나 하고
그 묵정밭 늙은 감나무 가지에
까치밥 넉넉히 남겨 두고
서늘하게 타는
내 마음 한자락도 내려놓는
그런
가을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