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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왕 이로소이다. 홍. 사용
명철이2
2021. 11. 3. 15:44
할머니 산소 앞에 꽃 심으러 가던 한식날 아침에/어머니께서는 왕에게 하얀 옷을 입히시더이다./그러고 귀밑머리를 단단히 땋아 주시며/“오늘부터는 아무쪼록 울지 말아라.”/아아, 그때부터 눈물의 왕은!/어머니 몰래 남모르게 속 깊은 소리없이 혼자 우는 그것이 버릇이 되었소이다./누우런 떡갈나무 우거진 산길로 허물어진 봉화 둑 앞으로 쫓긴 이의 노래를 부르며 어슬렁거릴 때에, 바위 밑에 돌부처는 모른 체하며 감중련(坎中連)하고 앉았더이다./아아, 뒷동산에 장군 바위에서 날마다 자고 가는 뜬 구름은 얼마나 많이 왕의 눈물을 싣고 갔는지요.// 나는 왕이로소이다. 어머니의 외아들 나는 이렇게 왕이로소이다./그러나 그러나 눈물의 왕! 이 세상 어느 곳에든지 설움이 있는 땅은 모두 왕의 나라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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