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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김. 광균
명철이2
2022. 2. 13. 16:16
대낮에 체경(體鏡)을 대하여 앉다.
슬픈 도시(都市)엔 일몰(日沒)이 오고
시계점(時計店) 지붕 위에 청동(靑銅) 비둘기
바람이 부는 날은 구구 울었다.
늘어선 고층(高層) 위에 서걱이는 갈대밭
열없는 표목(標木) 되어 조으는 가등(街燈)
소리도 없이 모색(暮色)에 젖어
엷은 베옷에 바람이 차다.
마음 한구석에 벌레가 운다.
황혼을 좇아 네거리에 달음질치다.
모자도 없이 광장(廣場)에 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