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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금. 김. 춘수

명철이2 2022. 4. 28. 16:56



그는 그리움에 산다.

그리움은 익어서

스스로도 견디기 어려운

빛깔이 되고 향기가 된다.

그리움은 마침내

스스로의 무게로

떨어져 온다.

떨어져 와서 우리들 손 바닥에

눈부신 축제의

비할 바 없이 그윽한

여운을 새긴다.





이미 가 버린 그 날과

아직 오지 않은 그 날에 머문

이 아쉬운 자리에는

시시각각의 그의 충실만이

익어간다.

보라,

높고 맑은 곳에서

가을이 그에게

한결같은 애무의 눈짓을 보낸다.





놓칠 듯 놓칠 듯 숨가쁘게

그의 꽃다운 미소를 따라가면은

세월도 알 수 없는 거기

푸르게만 고인

깊고 넓은 감정의 바다가 있다.

우리들 두 눈에







그득히 물결치는

시작도 끝도 없는

바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