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에서
내가 사는 작은 오막살이집까지
이르는 숲길 사이에
어느 하루
마음먹고 나무계단 하나
만들었습니다
밟으면 삐걱이는
나무 울음소리가 산뻐꾸기 울음
소리보다 듣기 좋았습니다
언젠가는 당신이
이 계단을 밟고
내 오막살이집을 찾을 때
있겠지요
설령 그때 내게
나를 열렬히 사랑했던
신(神)이 찾아와
자, 이게 네가 그 동안 목마르게 찾았던 그 물건이야
하며 막 봇짐을 푸는 순간이라 해도
난 당신이 내 나무계단을 밟는 소리
놓치지 않고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는 신(神)과는 상관없이
강변 숲길을 따라 달려가기 시작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