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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장미. 이. 어진

내 가슴속 장미가 자라기 시작했네 눈 안에서 봉긋 솟아나온 장미 매일 솟아오르는붉고 향기로운 장미 아침에도 장미가 팔 위에서 솟아올랐는데 나는 당미 꽃잎을 따서눈 안에 다시 넣었네 저녁에는 발끝에서 꽃잎이 자라 걸을 수 없는 날이 많아졌네 겨울인데 장미가 피었어 네가 알아보지는 못하는 꽃 내가 그 꽃을 꺾어 저기 지나가는사람의 등뒤에다 버렸는데 이제 지나가는 사람 등뒤에도 장미가 피겠군 장미를 좋아한다고 말한 적 없는 꽃 입술만 붉게 타올라 지나가는 사람의 등만 하염없이 바라보는꽃 장미가 피겠군 오월이나 유월의 허리 위에 저기 신작로를 걸어가서 유리창 안에 앉은사람의 두 눈에서 어린 여자아이의 어조로 손끝에서 발끝에서 계속 자라겠군 그런데 장미는 어디에서 매일 솟아오르나 가슴속에 장미꽃밭이 있다 했는데 ..

카테고리 없음 2025.02.24

꽃에대하여 배창환

열살 때 나는너를 꺾어 들로 산으로벌아 벌아 똥쳐라 부르면서신이 났다.그때 나는 어린 산적이었다. 내 나이 스물에꽃밭에서 댕댕 터져오르는 너는죽도록 슬프고 아름다웠다.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 서른에 너의 아름다움은살아 있는 민중의 상징이었다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나도 네 속에 살고 싶었다. 마흔 고개 불혹이 되어서도나는 아직 너를 모른다.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그러면서 흩어지는 까아만 네 씨앗을 보고 있다. 나는 알 수 없다.쉰이 되고 예순을 넘겨천지 인간이 제대로 보일 때가 되면나는 너를 어떻게 사랑하게 될까. 필요없는 놈은 골라내고고운 놈만 수북이 옮겨 화분에 놓고아침저녁으로 너를 아껴 사랑하게 될까아니면 그냥 잡초밭에 두고못 본 체 지나가며 사랑하게 될까.

카테고리 없음 2025.02.19

서늘한 정신 정. 군칠

천 길 물길을 따라온 바람이 서느러워바닷가에 나와 보네앙상한 어깨뼈를 툭 치는 바람은저 백두대간의 구릉을 에돌아푸른 힘 간직한 탄화목을 쓰다듬고회색잎 깔깔거리는 이깔나무 숲을 지나황해벌판을 떠메고 온 전령이려니지난날, 그대비 갈기는 날의 피뢰침처럼 시퍼렇게 날이 서서는혀를 감춘 하늘을 물어뜯어만경들의 물꼬들을 차례차례 깨우고나지막한 산맥을 넘을 때누렁쇠 쇠울음으로 회오리도 쳤을 터그대 지나는 풀밭풀자락들은 흔들려 불꽃으로 일고그 불길이 몰려오는 섬 기슭에서나 오늘, 서늘한 정신 하나를 보네

카테고리 없음 2025.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