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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오 세영

명철이2 2023. 7. 20. 14:52


   주렁주렁 열린 감.

   가을 오자 나무들 일제히 등불을

   켜 들었다.

   제 갈 길 환히 밝히려

   어떤 것은 높은 가지 끝에서 어떤 것은 또

   낮은 줄기 밑동에서

   저마다 치켜든

   붉고 푸른 사과 등,

   밝고 노란 오렌지 등,

   ······

   보아라 나무들도

   밤의 먼 여행을 떠나는 낙엽들을 위해선 이처럼

   등불을 예비하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