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나도 사랑을 해봐서 안다 / 윤준경
작성일 24-08-1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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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사랑을 해봐서 안다
윤준경
아무도
너를 말릴 순 없다
나도 사랑을 해봐서 안다
떠나라, 너의 재산은 너의 사랑
어떤 말도 너를 되돌려
차가운 강물 위에 놓을 순 없다
불같은 마음 하나로
사막이건 섬이건 너는 가라
그리고 행복하여라
그러나 그것은 사랑을 사랑하는 나의
간절한 기도일 뿐
너의 사랑 9할이 슬픔이라는 걸
사랑하면 할 수록 아프다는 걸
말해주지 않을 수 없구나
칙칙한 겨울비에 등이 젖고
아지랑이 봄 언덕에 피어오를 때
목메도록 낡은 집, 어미가 그리울 것을
샨데리아 밝은 불빛, 초록의 화원에서도
사랑은 상처인 듯 저려온다는 것을
그래도 너는 갈 수 밖에 없다
사랑은 타고야 마는 불
말려도 너는 듣지 않을 것이다
나도 사랑을 해봐서 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