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겠어요
처음 본 내게 당신 치부를 고백하다니
백미러로 핑크색 손톱과
구릿빛 피부를 음미하고 있었는데
당신과 어울리지 않는 사악한 죄
훼손된 꿈,
봇물 터지듯 펼쳐놓다니요
그건 발아래
히비스커스 꽃을 바치며
태양신 사원에서 고백해야 했어요
오늘은 관광 가이드
내일은 의사에게
낯선 지방, 병중의 신음을 번역하지만
우리는 모두 오지여서
각자의 방언을 말할 뿐
나의 말들이 주구(呪具) 같은 상징으로
다정한 운율로
당신 마음을 어루만졌나요
내 이마에 바른 연꽃 향유가
당신 가슴골의 딸기 아플리케가
서로를 치유할 수 있을까요
대체 누가 우리 허기를 통역해주죠?
당신의 아픔, 나의 슬픔
똑같은 환처인데
산비탈로 꼬리를 흔들며
회색 원숭이들이 몰려오고 있어요
*줌파 라히리, 『축복받은 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