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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숲에서 정 현종

명철이2 2021. 2. 20. 17:12

해는 출렁거리는 빛으로

내려오며

제 빛에 겨워 흘러넘친다

모든 초록, 모든 꽃들의

왕관이 되어

자기의 왕관인 초록과 꽃들에게

웃는다, 비유의 아버지답게

초록의 샘답게

하늘의 푸른 넓이를 다해 웃는다

하늘 전체가 그냥

기쁨이며 神殿(신전)이다

해여, 푸른 하늘이여,

그 빛에, 그 공기에

취해 찰랑대는 자기의 즙에 겨운,

공중에 뜬 물인

나무가지들의 초록 기쁨이여

흙은 그리고 깊은 데서

큰 향기로운 눈동자를 굴리며

넌즈시 주고 받으며

싱글거린다

오 이 향기

싱글거리는 흙의 향기

내 코에 댄 깔때기와도 같은

하늘의, 향기

나무들의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