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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코미디언 문 정희

명철이2 2020. 9. 1. 15:01

코미디를 보다가 와락 운 적이 있다

늙은 코미디언이 맨땅에 드러누워

풍뎅이처럼 버둥거리는 것을 보고

그만 울음을 터트린 어린 날이 있었다

사람들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아이가 코미디를 보고 운다고...

그때 나는 세상에 큰 비밀이 있음을 알았다

웃음과 눈물 사이

살기 위해 버둥거리는

어두운 맨땅을 보았다

그것이 고독이라든가 슬픔이라든가

그런 미흡한 말로 표현되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그 맨땅에다 시 같은 것을 쓰기 시작했다

늙은 코미디언처럼

거꾸로 뒤집혀 버둥거리는

풍뎅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