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뛰어놀던 그해 여름 바닷가에는
모래알 같은 수많은 이야기들이
바람결에 흩어지고 있을 때
우리 모습은 더는 없었다
출렁이는 파도를 타고 춤을 추듯
밀려온 지난날의 추억들
홀로 남은 외로운 가슴속을
헤집으며 파고들 때 나는 빠져나갈
길을 잃어버렸다
그해 무더웠던 여름날 뜨거웠던 사랑
그리고 이별의 순간들이
어수선한 기억 속에
표류하다 서서히 찢겨나간 난파선처럼
상처에 얼룩진 혼돈의 세월
오늘도 누구 한 사람
반겨주지 않는 쓸쓸한 바닷가에는
우리 함께 걸었던 그해 여름날은
다시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