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아침, 쌀이 떨어져서 아내는 아침을 굶고 출근을 했다.
“어떻게든지 변통을 해서 점심을 지어 놓을테니, 그 때까지만 참으오.”
출근하는 아내에게 남편은 이렇게 말했다. 마침내 점심시간이 되어서 아내가 집에 돌아와 보니, 남편은 보이지 않고, 방안에는 신문지로 덮인 밥상이 놓여 있었다. 아내는 조용히 신문지를 걷었다. 따뜻한 밥 한 그릇과 간장 한 종지. . . .
쌀은 어떻게 구했지만, 찬까지는 마련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아내는 수저를 들려고 하다가 문득 상 위에 놓인 쪽지를 보았다.
“왕후의 밥, 걸인의 찬 . . . 이걸로 우선 시장기만 속여 두오.”
낯익은 남편의 글씨였다. 순간, 아내는 눈물이 핑 돌았다. 왕후가 된 것보다도 행복했다. 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행복감에 가슴이 부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