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팔에 힘을 주어 버리는 것은
누구를 위한 붉은 마음이냐?
깨어진 꿈 조각을
떨리는 손으로 주워 모아
역사가 마련하는 이 국토 위에
옛날을 찾으려는
저승길이 가까운 영감님들이
주책없이 중얼거리는 잠꼬대를
받아들이는 자는 우리의 젊음이냐?
왜놈의 씨를 받아
소중히 기르던 무리들이
이제 또한 모양만이 달라진
새로운 000의 손님네들 앞에
머리를 숙여
생명과 재산과 명예의 적선을 벌이고 있다
누구를 위한
벅차는 우리의 젊음이냐?
서른여덟 해 전 나라와 같이
송두리채 팔리어 피눈물 어려
남의 땅을 헤매이다 맞아 죽은 동족들은
팔리던 날을 그리고
맞아 죽던 오늘 9월 초하루를
목메어 가슴을 치며 잊지 못한다
그러나 오늘날 또한
썩은 강냉이에 배탈이 나고
뿌우연 밀가루에 부풀어 오르고도
삼천오백만불의 빚을 걸머지고
생각만 하여도 이가 갈리는
무리들에게 짓밟혀
가난한 동족들이
여기 눈물과 함께 우리들 앞에 섰다
누구를 위한
벅차는 우리의 젊음이냐?
어느 몸이 우리의
분퉁을 터뜨리느냐?
우리들 젊음의 힘은
피보다 무서웁다
머얼리 바다 건너 저 쪽에서도
피끓는 젊은이의
씩씩한 행진과 부르짖음이
가슴과 가슴들 속에 파도처럼 울려 온다
젊음이 갈길은 단 한길이다
가난한 동족이 우는 곳에
핏발서 날뛰는
외국 00들과
망령한 영감님들께
저승길 떠나는 노자를 주어
00으로 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