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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양민규

명철이2 2023. 6. 9. 12:43


그 흔한 석고상이 사과상자 안에서
숨죽인 바람에게 불쑥 내민 한 마디
"흙 얼음 녹아 흐르는 봄빛 사유 토하라."

바르다가 멈춰버린 짓이긴 風化로
응결진 침묵이 울어버린 바윗살아
그린 듯 끊겨져 간 숨 저승길에 섰구나

근덩근덩 가는 실에 바람으로 달린 목숨
잎이지는 화두 앞에 목이 시린 나그네
물살이 바람을 따라 하류로만 흘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