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소나기 다녀가셨나 패인 구덩이에서 고물거리는 소문들 간밤은 요란하게 문제만 쏟아놓고 뒤집힌 천변은 답도 없이 어둑하게 말뚝을 친다 흘러갈 것은 늘 뒤도 없이 흘러가는데 휩쓸리지 못한 이름만 남아 웅덩이란 몸으로 웅성거린다 파닥거리며 넘어가는 것은 숨이 아니다 모여라 다 모여 비린 바닥들이 맞장구를 쳐댄다 어떤 이는 젖지 않은 그림자로 빠져나간다 무릎을 꺾기엔 수위가 너무 낮아 기웃거리다 마는 바람 옮겨 갈 것도 없이 한나절 햇살로도 본색이 드러날 소문은 그렇게 또, 페이지를 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