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여름날의 추억 최 영복
우리 뛰어놀던 그해 여름 바닷가에는 모래알 같은 수많은 이야기들이 바람결에 흩어지고 있을 때 우리 모습은 더는 없었다 출렁이는 파도를 타고 춤을 추듯 밀려온 지난날의 추억들 홀로 남은 외로운 가슴속을 헤집으며 파고들 때 나는 빠져나갈 길을 잃어버렸다 그해 무더웠던 여름날 뜨거웠던 사랑 그리고 이별의 순간들이 어수선한 기억 속에 표류하다 서서히 찢겨나간 난파선처럼 상처에 얼룩진 혼돈의 세월 오늘도 누구 한 사람 반겨주지 않는 쓸쓸한 바닷가에는 우리 함께 걸었던 그해 여름날은 다시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