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 21

나무들도겨울에는. 이불을 덮는다. 권. 복례

어린날,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선잠으로 뒤척이면 어머니가 다독여 주시던 이불깃에 묻어 있던 따순 체온이 내 마음을 다독여 주셨다 가을숲에 가면 나무들은 이파리들을 가만가만 나무 밑둥에 얹여준다 할머니가 어머니에게 그랬듯이 어머니가 나에게 그랫듯이 내가 내 자식들에게 그랬듯이 나이먹은 나뭇잎들은 다가 올 겨울, 나이테의 생장점을 촉진시켜 주기 위해서 마지막 하나까지도 헌신한다 나무들이 언제 고단함을 말하던가, 짙고 푸른 나뭇잎을 자랑하던가, 유채삭으로 단장한 환희를 표출하던가, 묵묵히 서서 가진 것을 모두 주고만 있다 한자리에 서서, 궁핍한 일상속에서도 어린 시절 이불깃에 남아있는 어머니의 따순 체온을 떠 올리면 일상이 훨씬 가벼워 진다 나무들도 겨울에는 이불을 덮는다 그리하여 겨울숲은 따스하다

카테고리 없음 2024.01.29

보고싶은 마음. 송. 정숙

보고 싶은 마음 보고 싶다는 말은 옹달샘처럼 솟아나는데 깊은 곳에 두고 혼잣말로 꺼내어 보고 다시 제 자리에 잡아두네요 우리 부모님도 그러했으련만 늙어보아야 안다더니 안 계시는 지금이야 그 마음 헤아리며 눈물 나네요 후회는 세찬 빗줄기로 몸과 마음으로 젖어 들지만 돌이킬 수 없음에 더 절절하니 어렵다 생각 말고 정성을 다하여 눈물 대신 미소로 기억하게 되기를

카테고리 없음 2024.01.27

매화 꽃피는 날엔. 김. 덕성

눈 오는 날에는 눈 속에 감싸인 매화가 그리워진다 눈 속 송이송이 매화꽃 품고 콧노래라도 불렀으면 싶다 절망도 뛰어 넘은 세월 옹골찬 가지 끄트머리에 매달려서 삭풍 속에서 맨몸으로 피어난 하얀 백설로 싸인 매화 눈 속에 파묻힌 절세미인 엄동설한에 맑은 향기를 간직한 몸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 올곧고 결백한 성품이란다 매화꽃이 피는 날엔 눈을 맞으면서라도 어디든 달려가 서로 얼싸 안고 매향에 취해 사랑앓이를 하고 싶은데

카테고리 없음 2024.01.24

새봄의 노래. 김. 덕성

사랑과 감동의 인생길 가슴 뒤척이던 어둠 모두 사라지고 붉게 타오르는 태양 솟아오르며 찾아 온 행복의 보금자리 갈피마다 써 내려간 일기장 일생 나날들 그려진 동그라미의 삶 하루 해 저문 시간을 접으려고 저 은은한 햇살의 그림자 하얀 백설로 덮어버린 설원을 이뤄진 광활한 평화의 대지 고통 사라지고 그리움 밀려오는 행복한 세상이 꿈틀거린다 소망의 웃음 춤추는 가슴에 고인 그리움 환호하면서 하나 되어 깔깔 웃으며 가자 행복의 새봄 속으로

카테고리 없음 2024.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