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 30

그대를 너무 사랑 하기에 다몬트 발렌타인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괜찮은 것인지요 왜냐하면 나는 때때로 과감한 시도를 해 보는 것에 패배한다는 것에 심지어는 이긴다는 사실조차도 두려움을 느낍니다 너무 많이 사랑하는 것도 두려우며 그대가 자유롭고자 할 때 너무 구속하게 되는 것도 두렵습니다 그대가 나를 붙들어 주길 바랄 때 그대를 보내게 되는 것도 두렵습니다 내가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괜찮은 일인지 알고 싶어요 왜냐하면 나는 그대를 너무나 사랑하고 그 사랑 때문에 가끔씩 두려움을 느껴요

카테고리 없음 2024.02.29

서울을 떠나는 안중근 의사. 김. 정호

은행잎들이 노란 눈꽃으로 흩날리며 가을을 벼랑 끝으로 밀어내고 있다 햇살이 시퍼런 칼날을 세우는 안중근 의사 청기와 기념관 사내는 지난밤도 기념관 처마 밑에서 칼잠을 잤다 신용불량자 같은 종이 박스를 깔고 사내의 허기진 눈엔 활모양 등이 휜 어제가 누워있고 집 찾아 메뚜기처럼 쫓겨 다닐 봇짐 같은 오늘이 마른 눈물로 굳어 있다 상처받은 영혼은 이리저리 낙엽 따라 정처 없이 흩날리는데…… 1909년 10월 26일 아침, 안중근 의사는 하얼빈 역에서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했다 2004년 10월 26일 아침, 사내는 안중근 의사 기념관 처마 밑에서 유신의 심장을 쏜 사람처럼 서울의 가을을 저격했다 사내의 시퍼런 절규가 하늘을 탕! 탕! 탕! 울리자, 날개를 꺾은 가을이 사내의 발 앞으로 눈물을 떨군다 동상 좌대에..

카테고리 없음 2024.02.28

입춘. 박. 종영

봄 편지 쓰기 숙제를 끝낸 배고픈 아이들이 노란 복수초 웃음으로 배를 채운다. 영춘화 꽃봉오리 움트기 시작하고 텃밭 개나리 울타리 으쓱진 곳에 직박구리 한 쌍이 꼬리를 촐삭거린다. 겨울 이기고 돌아온 아이들의 꿈이 오밀조밀 헤 덤빈다 실비 오는 하늘에 무지개가 뜬다. 비와 바람과 햇볕을 쥐고 봄을 마중하는 숲속의 나무들, 입춘(立春)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4.02.24

인생 사랑의 미. 김. 덕성

끊임없이 흐르는 세월 부서지는 허심일랑 맑게 버리고 아우르며 살아 온 인생길 마음 문을 활짝 열어 가슴 속에 새록새록 피어오르는 영원한 사랑의 씨앗을 뿌리며 땀 흘린 고난의 시간들 공유하며 사는 삶인데 꽃을 찾아 사랑 나누는 벌 나비처럼 사랑만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살맛나는 미의 세상 아닌가 훍탕물 속에서도 보란 듯이 자랑스럽게 피어나는 연꽃을 보라 더 아름답게 꽃피우지 않는가 맑고 환한 영혼으로 우리도 아름답게 꽃 피면 이 세상도

카테고리 없음 2024.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