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대신 꽃잎이 쓰는 이. 편지를. 홍 우계 부칠데는 없지만 써야겠다고 오늘도 꽃그늘에 나왔습니다마는 한낮이 기울도록 한자도 못쓰는데 심술처럼 얼굴가린 바람이 와 꽃가지를 흔들자 내 볼을 간질이며 간간이 진 꽃잎이 내 말 대신 편지지에 자리를 잡을 때 내 옷에 촉촉히 스민 목련향. 내가 쓸 말 대신 향내만 촉촉한 이대로 접고 봉한 이 편지를 받으실 어디먼데 누구라도 계시면 좋겠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3.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