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308

함께가자 우리 이 길을 김 남주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셋이라면 더욱 좋고 둘이라도 함께 가자 앞서가며 나중에 오란 말일랑 하지 말자 뒤에 남아 먼저 가란 말일랑 하지 말자 둘이면 둘 셋이면 셋 어깨동무하고 가자 투쟁 속에 동지 모아 손을 맞잡고 가자 열이면 열 천이면 천 생사를 같이하자 둘이라도 떨어져서 가지 말자 가로질러 들판 산이라면 어기여차 넘어 주고, 사나운 파도 바다라면 어기여차 건너 주자 고개 너머 마을에서 목마르면 쉬었다 가자 서산 낙일 해 떨어진다 어서 가자 이 길을 해 떨어져 어두운 길 네가 넘어지면 내가 가서 일으켜 주고, 내가 넘어지면 네가 와서 일으켜 주고, 산 넘고 물 건너 언젠가는 가야할 길 시련의 길 하얀 길 가로질러 들판 누군가는 이르러야 할 길 해방의 길 통일의 길 가시밭길 하얀 길 가다 못 가면 쉬었..

카테고리 없음 2020.09.07

장 길산 3 황석영

그 중에는 물론 맨 앞자리에 필준이 하인배들이 끼어앉아 있었다. 백석포에서보다 더 흐드러지고 오랜 판이 벌어졌는데 어두운 뒤에도 장작불을 키가 넘도록 두 무더기나 피워 놓고서 밥 때 까지 놓치는 정도로 성황 이었다 삼형제들은 나중에 아무래도 회수할 돈 인지라 기운깨나 쓴다는 자들만 골라서 해당화를 사도록 하였으며 달리 껴드는자가 있으면 협박하고 구슬려서 돌려보냈다. 영문을 모르는 고달근이는 거사들이 받아온 해우채로 들어온 돈닢을꿰미로 끼우고어물은 짚두름을 엮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허허 역시 봄장사는 갯가가 제일이라니까 젠장 보라 팰때까지는물가를 따라서 보령 수영을 돌아 강경까지 내칠까보다."거사 패거리는 노두 숙박비를 아끼느라고 석근이네 주막의 왼쪽끝의 목롯방애 모두 함께 들어 있었다 몇몇은 이리저리 ..

카테고리 없음 2020.09.06

장 길 산 황 석영

젊고 예쁜 사당을 거느린 거사들은 하우채의 벌이도 좋아서 그만큼 씀씀이가 활발한 법이었다. 달근네 행중이 채운포 안석근이 주막에 당도한것은 아직 저녘쌀을 안치기전인 밀물때 였다. 포구에는 오후부터 안개가 깔리기 시작하여 고깃배들은 일찍이 뭍으로 나와 어부들이 들끓었고 북상하거나내륙으로 빠질 것을 보자 신명이나서 영기를 우쭐 우쭐춤추며 나아갔다. 그들은 일단 석근이네 주막에 들렀다가 계에다 놀이를 트도록 하고 나서 길놀이를 돌았다 그렇지않아도 술렁대던 동구의주말이나 투전판에서 사내들이 쏟아져 나와 사당패의 ㅍ판을 둘러쌋 다

카테고리 없음 2020.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