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 31

그대가 그립다 함. 한식

바람이 불 때면 그대가 그립다 바람결에 날리는 머리카락에 나던 그대 내음이 맡고 싶어진다 눈이 내리는 날엔 그대가 그립다 하얀 눈을 맞으며 좋아라 뛰던 그대의 청순함이 보고 싶다 비가 오는 날엔 그대가 그립다 어깨동무로 우산을 쓸 때 전해지던 그대의 체온을 느끼고 싶다 구름 낀 날엔 그대가 그립다 여러 가지 모양의 구름들 속에 그대 닮은 구름을 찾을 수 있으니까 햇빛이 따사로운 날엔 그대가 그립다 꾸밈과 숨김이 없는 그대의 맑은 얼굴을 볼 수 있으니까 금방 만나고 금방 헤어져도 또다시 그대가 그립다

카테고리 없음 2023.05.11

그대에게 필요한 사람. 박흥준

돈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면 난 그대에게 아무런 소용이 없는 사람입니다 배운 것이 아주 많아 여러 사람에게 존경받는 사람을 원한다면 난 그대를 사랑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겠지요 눈이 부실 정도로 외모가 뛰어난 사람이 그대가 그려오던 배우자라면 난 그대의 그림자조차도 볼 수 없는 사람이겠지요 하지만 사랑하는 이의 뜻이기만 하다면 기꺼이 자신의 뼈를 깎아 기둥을 세우고 자기의 살을 벗겨 지붕을 만들어 사랑하는 이의 쉴 자리 만들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을 그대 진정 원하신다면 이 세상 나만이 그대 사랑할 수 있는 단 한 사람이겠지요

카테고리 없음 2023.05.09

그리움은 영원할수 없다. 고. 은별

떠나야 할 때 떠나야 할 곳으로 떠날 줄을 알아야 합니다. 비록 지금은 슬픔일지라도 그 사람을 위해서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어딘가에 있을 나의 동반자와 그 사람의 동반자를 위하여 기꺼이 그 자리를 비워둘 줄 알아야 합니다. 사랑은 혼자 이루는 것이 아니기에 이별도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이별을 해야 한다는 것은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거나 혼자서만 사랑하는 사람의 넋두리일 뿐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함께 하는 것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3.05.08

그대를 알고 지내온 여러날중에. 정. 우경

그대를 알고 지내온 여러 날 중에 그대를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 날은 없었습니다 언젠가 때가 오면 떠나보낼 생각에 그 여러 날들을 매일처럼 아파하고 슬퍼하면서 때로는 헛된 욕심과 상상으로 내 곁에 두고 싶다 생각도 했었지만 떠나는 그대를 붙잡을 용기조차 없는 나는 그대를 사랑하면서도 알고 지내온 여러 날 중에 내가 사랑해도 되는 사람이라 생각한 날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3.05.07

그 사람에게선. 문 향란

사랑하는 사람에게선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고 싶고 떠나는 사람에게선 가장 슬픈 그리움이고 싶습니다. 자고 나면 잊을까 두렵고 날이 갈수록 망각의 테이프를 두텁게 감을 것 같아 서러워 하늘 한번 쳐다보지만 무언의 입술로 또 한번 절망케 합니다. 끊이지 않는 새벽강의 허리처럼 변치 않고파 서로 멀리 있지만 지나온 길은 그저 허무 뿐 못내 아쉬워 눈물 훔칩니다. 떠나는 사람에게선 가장 슬픈 그리움이지만 그 사람을 진정 사랑하였으므로 진정 아름다운 여인이고 싶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3.05.06

굽이 돌아 가는 길. 박. 노해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 따라 물 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3.05.05

가끔식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이. 외수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바람 부는 날에는 바람 부는 쪽으로 흔들리나니 꽃 피는 날이 있다면 어찌 꽃 지는 날이 없으랴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더라 더러는 인생에도 겨울이 찾아와 일기장 갈피마다 눈이 내리고 참담한 사랑마저 소식이 두절되더라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침묵으로 세월의 깊은 강을 건너가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카테고리 없음 2023.05.04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시. 캄파넬라

나는 신에게 나를 강하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모든 일에 성공할 수 있도록. 그러나 신은 나를 약하게 만들었다. 겸허함을 배우도록. 나는 건강을 부탁했다.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그러나 나는 허약함을 선물 받았다. 더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나는 부유함을 원했다. 행복할 수 있도록. 그러나 나는 가난함을 받았다. 지혜를 가질 수 있도록. 나는 힘을 달라고 부탁했다. 사람들의 찬사를 받을 수 있도록. 그러나 나는 열등함을 선물 받았다. 신의 필요성을 느끼도록. 나는 모든 것을 갖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그러나 나는 삶을 선물 받았다.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도록. 나는 내가 부탁한 것들을 하나도 받지 못했지만 나에게 필요한 모든 것들을 선물 받았다. 나는 하찮은 존재임..

카테고리 없음 2023.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