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 28

사랑해. 라는말. 길. 강호

사연 많은 세상을 살아가며 서두르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사랑의 상처가 깊은 이에게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찰라 같은 세상을 살아가며 망설이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다시 없을 것 같은 이에게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꿈결같은 세상을 살아가며 아끼지 말아야 할 것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에게 쏟아 부어야할 '사랑해'라는 말입니다 한번뿐인 이 세상을 살며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답니다 '사랑해'라고 말할 용기를 내는 것 그 사람없이 사는 고통을 견디는 것보다 훨씬 쉬운 일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3.02.28

어린솔잎. 정. 은배

추운 겨울날 모진 바람을 이기고 푸른 새싹들과 벗하고 싶어 삐죽삐죽 뚫고 나오는 솔잎이 있습니다. 가느다랗고 아주 작은 풀잎 열심히 뚫고 삐져나오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작은 솔잎! 영차영차 키를 높이기 위해 온갖 기력을 다 쓰는 솔잎 너무 여리고 가늘어 나오다가 끊어질 듯한 솔잎 다른 친구 옆에 서면 바로 부서질 것만 같은 솔잎 나는 솔잎이 좋았습니다. 왕성한 솔잎이 아닌 지금 막 자라고 있는 어린 솔잎이 좋았습니다. 부서질 듯한 그리고 가느다랗고 끊어질 듯한...... 내가 솔잎을 좋아했던 것은 연약했기 때문이 아닌 어린 순수한 그 마음과 열정 때문이었죠. 왕성해진 솔잎은 뾰족하고 더 가냘파진 자신의 몸으로 남을 찌르기도 하죠. 그리고 성장돼가는 자신을 더 높이기 위해 외모, 말, 물질, 권력 이 모든..

카테고리 없음 2023.02.27

그 주었던 우리를 갈라놓을수 없습니다 칼란 지브랄

그 깊은 떨림. 그 벅찬 깨달음. 그토록 익숙하고 그토록 가까운 느낌. 그대를 처음 본 순간 사랑은 시작되었습니다. 지금껏 그날의 떨림은 내 가슴에 생생합니다. 단지, 천 배나 더 깊고 천 배나 더 애틋해졌을 뿐. 나는 그대를 영원까지 사랑하겠습니다. 이 육신을 타고나 그대를 만나기 훨씬 전부터 나는 그대를 사랑하고 있었나 봅니다. 그대를 처음 본 순간 그것을 알아 버렸습니다. 운명. 우리 둘은 이처럼 하나이며, 그 무엇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는 없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3.02.26

첫 마음. 정. 채봉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출근하는 날, 신발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날의 첫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 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던 날, 차표를 끊던 가슴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 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

카테고리 없음 2023.02.25

가여워. 마세요. 미레이

하루해가 저물어 남은 석양마저 그 빛을 거두어도 아쉬워하지 말아요 여름이 다 가 버린 쓸쓸한 들판에 여름내 지천으로 피었던 꽃들이 시들어 버려도 안타까워하지 말아요 달이 기울고 썰물이 다 빠져 나간 황량한 갯벌처럼 한 남자의 뜨겁던 사랑이 그토록 쉽게 식어 버려 이제 그대를 바라보는 눈빛이 차갑게만 느껴진다 할지라도 슬퍼하지 말아요 사랑은 바람에 뜯겨 이리저리 휘날리는 활짝 핀 꽃잎과도 같은 것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거센 폭풍우로 휘몰아쳐 왔다가 난파된 파편들만 여기저기 어지럽게 흩어 놓고 소리 없이 빠져 나가는 썰물과도 같은 것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을 머리로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을 이제 와서야 이렇게 뒤늦게서야 가슴이 알게 된 것일뿐 그러므로 너무 많이 가슴 아파하지는 말아요

카테고리 없음 2023.02.24

사랑은 조용히 오는것. G. 밴드빌트

사랑은 조용히 오는 것 외로운 여름과 거짓 꽃이 시들고도 기나긴 세월이 흐를 때 사랑은 천천히 오는 것 얼어붙은 물 속으로 파고드는 밤하늘의 총총한 별처럼 지긋이 송이송이 내려앉는 눈과도 같이 조용히 천천히 땅속에 뿌리박은 밀 사랑은 열정은 더디고 조용한 것 내려왔다가 치솟는 눈처럼 사랑은 살며시 뿌리로 스며드는 것 조용히 씨앗은 싹을 튼다 달이 커지듯 천천히.

카테고리 없음 2023.02.23

그저 그립다 말한마디. 조. 병화

나의 밤은 당신의 낮, 나의 낮은 당신의 밤, 세월을 이렇게 하루 앞서 사는 나의 세월 그 만큼, 인생이라는 세월을 당신보다 먼저 살아가는 세월이어서 세상의 쓰라린 맛을 먼저 맛보고 지나가는 세월이지만 당신에게 전할 말이란 한 마디뿐이옵니다. 그저 그립습니다. 세상엔 천둥벼락이 하두 많아서 하루아침에 천지가 변하는 수도 있어 한치 앞을 모르는 인생을 살아가는 나로소 어찌, 소원 같은 것을 하겠습니까만 내게 남은 말 한 마디는 그저 당신이 그립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3.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