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 28

아름다운. 사람. 남. 낙 현

아름다운 사람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이고 아름다운 사람은 생각만 해도 애틋하고 포근해집니다. 아름다운 사람과 헤어지고 나면 금방 또 보고 싶어지고 보고 싶어 눈물이 납니다. 아름다운 사람과 함께 있으면 더욱 가슴이 벅차오르고 세상이 다 내 것 인양 부러울 것이 하나 없습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지금 당신이 사랑하는 바로 그 사람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3.02.18

그런. 이름. 정. 우경

오래오래 아껴두었던 매끄러운 꽃그림 편지지에 편지를 쓰고 싶은 날이 있었습니다 서랍 깊은 곳에 넣어두고 한 번도 켜보지 못한 양초에 불을 켜고 싶은 날이 있었습니다 자꾸 들으면 닳아버릴까 아껴서 듣던 노래를 하루종일 듣고 싶은 날이 있었습니다 나만 혼자 알고 싶던 비밀 같은 시를 소리내어 읽고 싶은 날이 있었습니다 아...... 그리고 그런 날에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속으로만 조용히 불어보던 그런 이름이 있었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3.02.17

가장낮은 사랑이 가장 깊은 사랑. 박. 성철

가장 낮은 사랑이 가장 깊은 사랑입니다 내 사랑의 크기만큼 그의 사랑이 같아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으며 받아서 채워지는 사랑보다는 주면서 채워지는 사랑 그로 인해 알게 된 아픔과 슬픔에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랑 그렇게 낮은 사랑이 가장 깊은 사랑입니다 내 가슴 비워 가는 사랑이 가장 절실한 사랑입니다 그가 보고픈 만큼 그가 그리운 만큼 내 가슴 오려 내주는 사랑 그와 같은 눈높이에 서서 나 자신을 하나하나 비워감에 따라 그 자리에 어느새 그가 하나 하나씩 쌓여 가는 그런 사랑이 가장 절실한 사랑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3.02.16

귓전에 속삭이는 은빛 지들끼리 였으면. 김 숙경

라보고 싶은 곳에 늘 그대가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허무한 삶의 향기 때문에 큰 숨을 내어 쉴 때 그대는 가슴 꼭 끌어안아 평온을 주는 사람이면 좋겠다. 손 내밀어도 닿지 않는 허전함을 지우고 내 작은 손 잡아주는 따뜻한 나의 믿음이었으면 좋겠다. 바람으로 날아와 내 귓전에 속삭이는 은빛 비둘기였으면 좋겠다.

카테고리 없음 2023.02.15

겨울 숲은 따뜻하다. 홍. 영철

겨울 숲은 뜻밖에도 따뜻하다. 검은 나무들이 어깨를 맞대고 말없이 늘어서 있고 쉬지 않고 떠들며 부서지던 물들은 얼어붙어 있다. 깨어지다가 멈춘 돌멩이 썩어지다가 멈춘 낙엽이 막무가내로 움직이는 시간을 붙들어놓고 있다. 지금 세상은 불빛 아래에서도 낡아가리라. 발이 시리거든 겨울 숲으로 가라. 흐르다가 문득 정지하고 싶은 그때

카테고리 없음 2023.02.14

사랑의시작. 김. 재진

벌에도 무게가 있다 벌 그림자에 눌려 햇빛 속에서 장미꽃이 흔들린다 지금 보는 벌은 옛날의 그 벌이 아니다 지금 핀 꽃도 옛날의 그 꽃이 아니다 지금 겪고 있는 일을 한번씩 옛날에도 겪었던 것처럼 착각할 때 있다 지금 내 앞에 앉아있는 너 또한 언젠가 만난 적 있을지 모른다 사랑도 그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내일의 원수를 사람들은 잠시 평생의 반려로 착각할 때 있다 착각하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착각에도 무게가 있다 착각의 그림자에 눌린 내 인생 햇빛 속에 흔들리고 있다

카테고리 없음 2023.02.13

별에대한. 서정. 박. 창기

우리는 여기 누워서 맨날 저 별은 네 별 이 별은 내 별 하며 아름다운 별 세기를 하곤 했지 그리운 것은 죄다 아름다운가 보다 별을 따다 책갈피에 넣어 두고 혼자 오래오래 몰래 보고 별을 따다 호주머니에 넣고 혼자 몰래몰래 만지작거리던 내 유년의 상상의 밤이면 절로 즐겁고 절로 신났다 마음이 저리도록 맑은 가을 밤에 은하수를 이불삼아 마주 누워 봐라 그대, 사랑의 마음, 빛나는 눈 그 어디에 저 별이 그리움되어 다가오지 않더뇨 낮을 넘어 밤을 이어가며 그토록 아름다이 찾아온 수많은 별 그리워만 했지, 네 심중에 심은 별은 어디 있느뇨 아름답다고 노래만 했지, 별을 닮은 네 마음은 어디 있느뇨 눈으로 그리워 하지 말고 마음으로 그리워하지 마음으로 그리워 하지 말고 온몸으로 그리워하지 그리우면 다 주어도 아..

카테고리 없음 2023.02.12

긍정적인밥. 함. 민복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에 따뜻하게 덮여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카테고리 없음 2023.02.10

그대 없기에 더이상 나도존재하지않는다 정. 수 구양

사방이 온통 나무일 때 나는 내가 나무인 줄 알았다. 빈 벌판에 비만 내리고 있을 때 나는 내가 비인 줄로만 알았다. 흰 새가 나를 물고 날아 올랐을 때 나는 새가 된 줄 알았다. 지금 나는 없다. 어느 날 그대 다가와 내 안에 강을 만들고, 산을 만들고, 나를 만들더니 어디론가 가 버린 지금. 그대 가던 날 그대처럼 나도 떠났나 보다. 그대 없기에 더 이상 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카테고리 없음 2023.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