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 29

사랑법첫째. 고. 정희

그대 향한 내 기대 높으면 높을수록 그 기대보다 더 큰 돌덩이 매달아 놓습니다. 부질없는 내 기대 높이가 자라는 쪽으로 커다란 돌덩이를 매달아 놓습니다. 그대를 기대와 바꾸지 않기 위해서 기대따라 행여 그대 잃지 않기 위해서 내 외롬 짓무른 밤일수록 제설움 넘치는 밤일수록 크고 무거운 돌덩이 가슴 한복판에 매달아 놓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3.08.06

12월1일. 홍. 윤숙

한 시대 지나간 계절은 모두 안개와 바람 한 발의 총성처럼 사라져간 생애의 다리 건너 지금은 일년 중 가장 어두운 저녁 추억과 북풍으로 빗장 찌르고 안으로 못을 박는 결별의 시간 이따금 하늘엔 성자의 유언 같은 눈발 날리고 늦은 날 눈발 속을 걸어와 후득후득 문 두드리는 두드리며 사시나무 가지 끝에 바람 윙윙 우는 서럽도록 아름다운 영혼 돌아오는 소리

카테고리 없음 2023.08.03

팔월의향기롬. 오. 애숙

팔월 하늘 태양광에 숙원속 사랑의열병 하늘창 열어낸 단비 초록색 빛에 물결친다 파라란히 일어서서 푸른 사랑속에 슬어 꿈 나르시스 하는 기쁨 환희의 싱거러움 처럼 다시는 목마름없는 향기름만 휘날리겠다 다짐하려는 각오처럼 들판에 춤추고 있네 여름과일 익어가는 들녘의 녹 프르름으로 휘파람속에 노래하네 팔월의 향그러움을

카테고리 없음 2023.08.02

눈오는 날. 신. 진호

잊으라 한다고 잊혀지나요 잊지 말라 하여도 잊혀지듯이 잊으라 한다고 잊혀지나요 ​ 풀이 나무가 되고 나무가 바위가 되고 아득한 세상 높은 산맥마저 슬픔에 녹아 바다로 넘쳐도 ​ 수많은 전설 그 진실마저 가엾은 날개를 접고 거리에서 바다에서 눈물로 죽어가도 ​ 잊으라 한다고 잊혀지나요 잊지 말라 하여도 잊혀지듯이 잊으라 한다고 혹시 잊혀질까요

카테고리 없음 2023.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