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 28

대지의 환한 미소 김. 덕성

봄비 부끄러운 듯 내린다 우수 경칩이 지나는데 추위는 그대로 봄은 길을 잃은 듯싶다 추위에 움츠리던 대지 방긋 찾아오는 꽃샘추위라고 해도 숨죽였던 대지에 꽃이 피어 만개 소식이 들려 왔으면 봄볕이 강하게 파고들어 생동하는 화려한 꽃을 피우려고 상고를 겪은 꽃이 피어나 화객을 불러 모았으면 생명의 봄이여 동면에서 깨어 꽃망울 피어내 창조의 위대한 경이로움을 꽃이 앞장서서 봄과 함께 알리고 어서 대지위에 봄의 미소인 꽃들의 향연이 열렸으면

카테고리 없음 2024.03.08

해바라기사랑. 정. 우경

하늘처럼 살고 싶다고 했었다 하늘을 닮아가며 살고 싶다고 해바라기처럼 마음은 늘 하늘을 향해 있으면서도 부끄러움이 너무 많아 빠알간 얼굴로 하루를 사는 그대는 하늘처럼 살고파 인사도 없이 떠나버리고 나는 해바라기처럼 살고파 하늘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하늘은 늘 내 머리 위에 있는데 해바라기는 늘 바라만 볼 뿐 다가서지 못한다 가을 내 곁에서 떠나간 하늘은 점점 높아만 간다.

카테고리 없음 2024.03.05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 천. 양회

이 생각 저 생각 하다 어떤 날은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막무가내 올라간다 고비를 지나 비탈을 지나 상상봉에 다다르면 생각마다 다른 봉우리들 뭉클 솟아오른다 굽은 능선 위로 생각의 실마리들 날아다닌다 뭐였더라, 뭐였더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의 바람소리 생각(生覺)한다는 건 생(生)을 깨닫는다는 것 생각하면 할수록 생(生)은 오리무중이니 생각이 깊을수록 생(生)은 첩첩산중이니 생각대로 쉬운 일은 세상에 없어 생각을 버려야 살 것 같은 날은 마음이 종일 벼랑으로 몰린다 생각을 버리면 안된다는 생각 생각만 하고 살 수 없다는 생각 생각 때문에 밤새우고 생각 때문에 날이 밝는다 생각이 생각을 놓아주지 않는다 지독한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 이 생각 저 생각 하다 어떤 날은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막무가내 올..

카테고리 없음 2024.03.04

새벽편지. 곽. 재구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고통과 쓰라림과 목마름의 정령들은 잠들고 눈시울이 붉어진 인간의 혼들만 깜박이는 아무도 모르는 고요한 그 시각에 아름다움은 새벽의 창을 열고 우리들 가슴의 깊숙한 뜨거움과 만난다 다시 고통하는 법을 익히기 시작해야겠다 이제 밝아 올 아침의 자유로운 새소리를 듣기 위하여 따스한 햇살과 바람과 라일락 꽃향기를 맡기 위하여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를 사랑한다는 한마디 새벽 편지를 쓰기 위하여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희망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카테고리 없음 2024.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