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걸어갈 수 없는 낭떠러지에서 되돌아 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 더군다나 내가 걸어온 발자국을 다시 본다는 것이 무서웠다. 몸서리치도록 나를 괴롭히는 건 그 어떤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 나를 사랑하는 건 나일 수밖에 없다. 다시는 너에게 요구하지 말자. 다시는 삶을 이야기하지 말자. 내 가슴에서 죽어 간 한 번도, 단 한번도 울부짖지 못한 가련한 파랑새에 대해 난 감당하기 어려운 쳐다보아서도 안 되는 꿈을 꾸고 있었다. 너를 기다리는 시간이 나를 더 어렵게 만든다. 다시는 말하지 말고 침묵하리 나를 유혹하고 손짓하는 신기루들이 지난 시간들이 되돌릴 수 없는 현실임을 인정하자. 새장에 길들여진 새는0 푸른 하늘을 그리워해서는 안 된다. 길들여진다는 것은 이미 죽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