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 30

⁹허전한 고향. 문재학

고향의 얼이 살아있는 당산나무 정겨운 고향산천의 풍광들 언제나 변함없이 반겨주며 포근한 고향의 향기를 풍긴다. 꿈결같이 흘러간 청운의 꿈을 키우던 사랑스러운 내 고향 인정(人情)으로 살아가던 다정한 이웃들은 모두 다 떠나가고 알싸한 그리움만 남은 쓸쓸한 고향 부모 형제의 숨결도 사라지고 아무도 반겨줄 리 없는 허무한 삶의 여운(餘韻)이 눈가에 이슬로 맺힌다. 세월의 강 저편에 불꽃 같은 아련한 삶들이 회상(回想)의 날개를 달고 까닭 없는 서러움으로 아려오면서

카테고리 없음 2024.02.12

우리 설날은. 김. 덕성

우리 설날은 뭐니 뭐니 해도 가족 사랑의 날 흩어졌던 가족이 모여 감사와 효심으로 부모께 세배올리고 부모는 자식에게 축복하는 사랑의 꽃이 피는 날 한 상에 둘러 앉아 음식 먹으며 정을 나누면서 자식은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부모는 자식에게 사랑 베풀고 형제는 서로 웃음꽃 피우는 훈훈한 사랑이 흐른다 설날은 사랑과 감사를 나누는 우리 가정 뜨겁게 달군 가족 사랑으로 따뜻하게 추위를 녹이는 우리의 설날인 것을 설에 복 많이 받으시고 즐거운 설날 되세요.

카테고리 없음 2024.02.10

설날 풍경. 서. 봉석

세배 돈 주실 할아버지 기다리는 동안 세배 돈 주고 싶은 손자 기다리는 나이가 됐다 하얀 수염 할아버지 되어야 하는 때 웬일로 나는 수염이 잘 나지 않는가 철없는 손주들이 제 손 잡이가 되어 줄 수염이 없어서 그런지 곁에도 잘 오지 않는다 다만, 퀴퀴하니 시절 저무는 냄새가 한 올 두 올 셈 여림 주름 살로 어둑어둑한 저녁을 뜨개질 하고 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2.09

다시 봄날. 김. 덕성

입춘 봄이 온다 아직 잔설이 덮어 있는 산자락에는 이슬 밟히며 고요가 흐르고 샛노란 산수유가 어느 꽃보다 먼저 꽃을 잔뜩 피워 생명이 움트는 가장 아름다운 새봄의 풍광을 알리는 서곡을 연주 엄동을 씻어내는 듯싶다 저만치 서성거리며 잔뜩 부푼 꿈을 안고 가지마다 태동 미세한 소요 속에 미지의 신세계 통증을 겪으며 출산하는 봄 다가온 상큼하고 향긋한 봄 기상나팔로 동면서 깬 봄의 숨결 따스한 마음도 환희의 미소 벅찬 봄의 힘찬 기개氣槪 새봄의 문이 열리고

카테고리 없음 2024.02.06

살다보니. 송. 정숙

살다 보니 햇살이 너무 눈부시다는 핑계 아닌 핑계를 대며 눈물을 닦을 때가 있더라 살다 보니 밖을 내다보니 보슬비, 냇가가 그립다며 눈물을 대신하여 내리 누나 살다 보니 돌아오지 못 한 기억들이 허공에서 떠돌 다 낙엽으로 다가오더라 살다 보니 마음대로 되는 것도 없지만 가끔씩 작은 문이 빼꼼 열리며 웃음, 날아들어 오기도 하더라

카테고리 없음 2024.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