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 30

시간의 가위. 윤. 오숙

그대를 마음에 담기가 그토록 어려운 줄 알았더라면 끝내 정 주지 않았을 것을 보내놓고 보니 내 잘못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쓰디쓴 과거, 잊고 싶었던 나날이었는데 애타는 은빛 연정은 탱자 가시 되어 날카롭게 파고듭니다 이제 시간의 가위가 조금씩 잘라낸 덕에 그대 떠올리며 엷은 미소 지울 수 있습니다 -------------------------------------------

카테고리 없음 2024.02.18

행복타령2. 문. 재학

아침에 또 일어날 수 있어 행복하다. 볼 수 있는 눈이 있어 행복하고 들을 수 있는 귀가 있어 행복하다. 숨을 쉴 수 있는 코가 있고 말할 수 있는 입이 있어 행복하다. 이렇게 행복을 주렁주렁 달고 아침 산책길에 나서면 건강을 지켜주는 다리가 있어 행복하다. 돌아보면 아늑한 보금자리가 있고 사랑스러운 가족이 있어 행복하다. 건강한 심신으로 하나하나 글을 모아 책을 펴내니 이것은 보석 같은 행복의 산물이다. 건강한 몸. 행복한 눈으로 보면 하루하루 매사(每事)가 행복으로 넘실대는 열락(悅樂)의 삶으로 다가온다.

카테고리 없음 2024.02.17

또다른 마음. 송. 금석

또 다른 마음의 순수함에게 물어보는 고운 햇살 어쩌면 별빛의 마음이 되는지 고요함의 아침에게 정교하게 그리고 하나의 흐트러짐이 없이 향기의 노트에 빼곡하게 쓰여 있는 마음을 읽어 꽃들의 작은 나사까지도 세미하게 기억하고 찾아내는 일이 꿈이 그려놓은 설계 도안에 있는 마음과 생각 그리운 날의 긴 날의 한숨까지 순서대로 그렇게 조립하면 이내 순수에게 마음이 있는 시간과 깨달음 그렇게 빈 공간이 바람은 풀잎에게 정교한 바람의 일치됨을 말하고 초록색으로 칠해진 그렇게 한 시간을 시계바늘이 움직이도록 강물에 걸어둔 긴 도랑마다 아카시아 나무는 경계선을 그려둡니다 아름다움이 가지고 있는 마음을 새길 수 있는 작은 동그라미 그 안에 세모는 네모남의 퍼즐을 조립하고 빈 공간에는 시냇물의 사다리를 아직도 기다림이 길어진..

카테고리 없음 2024.02.15

설날의단상. 김. 덕성

모처럼 흥겹던 설맞이도 자식들 돌아간 후 떵 빈 거실엔 정적속에 고독이 몰려온다 즐거움이나 행복은 오래 머물지 않음은 알려주는 듯 애향의 그리움이 공간을 뚫고 물결치듯 밀려와 넘실되고 희비를 저울질하는 속에 그리움을 연출한 드라마 속인양 떠오른 호수같이 맑고 잔잔한 한 여인의 사랑의 미소 시리도록 보고 싶었던 그리움으로 찾아 오신 나의 어머니 손을 잡으시며 기도해 주신다 고독속에 행복을 느끼며 붉은 노을 바라볼 뿐

카테고리 없음 2024.02.13